검찰과 경찰이 특수전담반을 꾸리며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 유병언씨 신병 확보에 총공세를 펼쳤지만 70여일 동안 유병언씨 소재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이로 인해 각종 음모론이 고개를 들었다.
40일 전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실은 유병언씨였다는 소식에 그의 뒤를 쫓던 검찰과 경찰조차 아연실색할 지경이었던 만큼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될 여지는 있다.
유병언씨의 사망이 확인된 22일 오전 인터넷을 달군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조희팔 위장사망 논란'이었다. 3조5000억원대 다단계 사기를 주도한 혐의를 받다 중국으로 밀항한 조희팔씨는 2011년 12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에도 조씨를 봤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자작극 의혹이 제기돼 왔다. 유병언씨 역시 자신의 사망을 가짜로 꾸민 것 아니냐는 것이 음모론의 요지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이와 관련해 변사체가 유병언씨 본인이며 시신 바꿔치기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날은 의료민영화 입법예고 마지막 날로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의료민영화에 반대한다는 글 500여개가 올라왔고,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시민들의 의견 접수가 폭주해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유병언씨 사인을 두고도 음모론이 제기됐다. 음독, 영양실조 등 자살설과 측근이 살해했을 것이라는 타살설은 물론 'DNA 샘플이 바뀐 것 아니냐' '아직도 밀항 시도 중' '아들을 검거해야 의문이 풀릴 것' '누가 살해해서 시신을 가지고 다니다 버린 것 아니냐' 등 루머성 게시물이 SNS를 뒤덮었다. 이 밖에도 '한 편의 추리극이 따로 없다' '수사가 엉망이니 국민들이 셜록 홈즈가 됐다' 등 검경을 겨냥한 조롱이 폭주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날 밤 40일 전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란 보고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들어와 검경이 발칵 뒤집힌 사실을 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