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팀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14개 병원에서 표준치료법(PPI-triple)으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제균률이 6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5년 새 약 20%가 하락한 수치로 현재 표준치료법으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해도 10명 중 3명 이상에서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증식 속도가 느리고 움직임이 빠르며 위·십이지장궤양 및 위암 등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40세 이상 보균율은 55~65% 사이로 집계된다.
지난해와 올해엔 60% 대로 떨어졌다.
의료진은 제균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항생제 내성을 꼽았다. 현재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 중 항생제는 클라리스로마이신과 아목시실린 등이다.
위산분비억제제를 포함한 3가지 약물 병용요법으로 치료하고 있으나 가장 독한 항생제인 클라리스로마이신의 내성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헬리코박터균도 잘 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클라리스로마이신은 원래 호흡기질환 등에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로 현재 내성률이 20%를 훨씬 넘고 있다.
정훈용 교수는 “내성이 잘 안 생기는 아목시실린보다 헬리코박터균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클라리스로마이신의 내성이 치료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한 내성을 보이는 클라리스로마이신 사용을 지금 시점부터 상당기간 중단해야 내성균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헬리코박터균 제균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들 입장에서도 처방받은 약을 끝까지 먹고 약 복용 기간에는 술·담배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