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 장기화 대기업 ‘기약없는 보릿고개’에 울상

2014-07-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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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오너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각 기업에 따르면 삼성과 SK, 한화, CJ, 효성 등 그룹 총수가 이런저런 문제로 경영일선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이들 기업 실적은 정체상태 및 악화일로에 직면해 있다.

최태원 회장이 구속수감된 지 1년5개월이 지난 SK그룹은 계열사간 실적의 희비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표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적자 전환도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금 창출원인 SK텔레콤도 시장 포화상태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밀어붙인 최 회장의 용단 덕분에 얻은 효자 계열사다. 당시 SK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했다면 지금 SK그룹 경영은 상당히 위축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구속수감 됐다 최근 구속집행정지로 나와 병원에 입원중인 이재현 회장의 CJ는 지난해 그룹 매출 목표 30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CJ그룹은 올해에는 안정에 역점을 두며 보수적인 경영에만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수 경기 침체와 해외사업 추진 부진이 겹치면서 올해도 실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신사업은 물론 현 진행사업의 원활한 진행도 힘겨운 모습이다.

한화는 지난 2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며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비록 김 회장의 경영복귀는 당장 이뤄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자유의 몸이 됐다는 점에서 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하지만 김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이 고비에 직면해 있어, 총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기회의 시장을 잃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분식·탈세·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해임권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의 3형제들은 경영권 갈등으로 법정 싸움까지 벌이고 있어 효성그룹 후계구도는 물론 그룹 존립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한지 두 달여가 지나고 있는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2년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24.4%나 감소했다.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실적악화의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중심인 총수의 공백으로 해당 기업들이 경기 부진과 실적 악화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잘못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지우되 경영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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