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공시 방식…방통위, 누구 손 들어줄까

2014-07-0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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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이통사, 따로따로 ‘분리’ vs 제조사, 현행대로 ‘총액’

보조금 상한선은 기존 27만원서 4~8만원 상향 조정 가닥

아주경제 김봉철·송종호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전화 보조금을 놓고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양대 쟁점인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선과 분리공시제 결정을 두고서다.

방통위는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방통위원 회의를 열고 9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단통법 시행령 고시안을 사전 조율했다. 고시안은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먼저 지난 2010년부터 4년째 27만원으로 고정됐던 휴대전화 보조금의 상한선을 4만~8만원 가량 올리는 데는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보조금은 소비자의 휴대폰 구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통신사들이 월 사용료와 약정 기간에 따라 휴대폰 가격을 깎아주는 것을 말하는 데 인상될수록 소비자들은 그만큼 휴대폰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보조금을 50만원 이상 올리자는 제조사 의견보다는 현행 수준 유지를 주장했던 통신사의 주장에 가까운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한 종로 휴대폰 매장 관계자는 “지금 27만원 한도는 너무 적어 우리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면서 “보조금이 상향 조정되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스팟성으로 등장하는 불법보조금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쟁점은 분리공시제 도입 여부다.

보조금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주는 장려금과 통신사가 주는 지원금으로 구성된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통신사들은 홈페이지 등에 보조금을 공시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사는 보조금 공시를 따로 공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 같은 의견을 방통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부가 제안한 분리 요금제는 이용자가 보조금을 받아 휴대폰을 싸게 구입하든지, 아니면 보조금만큼의 혜택을 반영한 할인 요금제를 고르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내 단말기 가격은 비싼 편”이라고 전제한 뒤, “모든 통신정책은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하겠다”면서 “보조금의 적정성 판단은 방통위 소관이나 방통위와 여러모로 의논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을 분리 공시하면 제조사와 이통사의 지원금 구분을 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불법보조금이 이통사에서만 나온다는 그동안의 편견을 지워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제조사는 휴대전화 원가라는 ‘영업 비밀’이 드러나고 결국 글로벌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 “보조금을 분리 공시하는 것은 영업 전략을 공개하는 것과 같은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며 “보조금을 상향조정하고 현행처럼 한데 묶어 공시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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