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불러야겠단 생각에 오디션을 보고 실용음악과에 들어갔지만 무언가 괴리를 느꼈단다. 죽어가는 트로트 시장이었지만 그래도 ‘트로트’가 좋아 고집한 끝에 2013년 데뷔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길, 2014년 Ment ‘트로트엑스’를 만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최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에서 만난 이지민은 명랑한 모습으로 밝은 미래를 그렸다.
“‘트로트엑스’ 후 정말 많은 게 달라졌어요. 예전에 행사장을 가서 ‘신인가수 이지민입니다’하면 아무도 몰랐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어달라는 분도 있어요. 팬클럽까지 생겼다니! 신기하고 낯설어요. 이런 모든 것이 제 것이 아닌 느낌이랄까요.”
“슬럼프 시절, 스케줄이 많아지면 마냥 좋지가 않았어요. 마치 관객들의 눈초리가 ‘너 무대에서 내려와’라고 노려보는 것만 같았거든요. 무대에서 서는 게 무서웠어요. ‘트로트엑스’를 하면서 엄청난 선배님들이 나를 선택해주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얻었어요. 그것만으로도 내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감이 붙은 그는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나서려 한다. 데뷔곡 ‘붕붕붕’은 귀에 착 감기는 멜로디가 젊은이들에게도 호감 가는 노래다. 사랑에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가사도 인상적이다. 조금은 도발적으로 표현한 느낌이 음률과 묘하게 어울려 귀를 자극한다.
“처음에는 퇴폐적으로 보이는 거 같아서 싫었는데 오히려 그런 섹시한 부분을 좋아해주시니까 이제는 애착이 가요. 혹시 제 이미지가 고착될까봐 염려됐는데 과한 걱정인거라는 걸 알았죠. 트로트 가수분들이 외형을 화려하게 꾸미는 경우가 있는데 전 단아한 느낌으로 가는 걸 콘셉트로 잡았어요.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트로트가수이고 싶어서요.”
단아한 트로트를 꿈꾼다는 이지민은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트로트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트로트답지 않다며 때로는 배재 당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길은 본디 모난 게 아닐까. 트로트의 부흥을 꿈꾸는 이지민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