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3일 오후 4시 28분, 서울 창덕궁이 환해졌다. 흰색 치마와 롱재킷에 진녹색 꽃 모양 브로치와 진녹색 하이힐 차림으로 등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선 시 주석과 별도로 창덕궁을 찾은 펑 여사는 단아하고 기품 있는 '퍼스트 레이디'룩으로 완성한 '패션 감각'이 돋보였다.
창덕궁에 도착해 화동 이치헌(8), 김소정(6) 양에게 꽃다발을 받은 펑리위안 여사는 "중국에 유학오세요"라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조윤선 정무수석과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의 영접과 안내를 받은 펑 여사는 인정전과 부용지의 영화당 및 과거시험을 보는 장소였던 춘당대 등을 돌아보며 우리 궁궐 고유의 미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는 당당했다. 인정전 월대 앞에서는 카메라 기자들의 요청에 단독으로 포즈를 취하는 등 약 30분에 걸쳐 진행된 탐방 내내 시종 웃음과 여유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펑 여사는 특히 한국 드라마인 '대장금'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이러한 드라마들을 통해 양국 젊은이들이 더욱 깊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펑 여사는 인정전 내부를 돌아보면서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으며, "대장금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카트를 타고 부용지로 이동했다. 조윤선 수석이 "더울까봐 걱정했는데, 펑 여사가 오니 좋은 날씨를 주신 것 같다"고 덕담하자 펑리위안 여사는 "모든 게 박대통령의 덕"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펑 여사는 "정원이 참 넓어서 좋다. 맑고 아름답다"고 몇차례 언급하며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남겼다.
이날 펑 여사를 안내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펑 여사에게 김영택 화가의 부용정 판화를 담은 패를 선물했다. 조윤선 수석은 조각보로 된 스카프를 선물로 건넸다. 또 한글로 된 병따개 '별'과 '꽃' 도 선물했다.
조 수석이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끄는 우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하며 시 주석은 '별', 펑 여사는 '꽃' 글자 모양의 병따개를 쓰라고 권하자 펑 여사는 또 한 차례 웃음을 터뜨렸다.
선물은 오고 갔다. 펑리위안 여사는 조윤선 수석에게 연꽃이 올려진 큰 접시를, 또 문화재청엔 실크 위에 자금성 궁궐이 그려진 그림을 선물했다. 30여분쯤 창덕궁을 관람한 펑 여사는 애련정과 애련지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후 다음 행선지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