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새 미래 연다]K푸드 진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해야

2014-07-02 16:18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전운 기자 = K-푸드가 왕서방 입맛까지 바꾸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식품은 먹거리를 넘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까다로운 중국인 입맛과 중국 정부의 식품안전 정책을 잘 이해해야만 대륙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실제로 15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다. 국내에서 인기있는 제품이라고 해서 중국에서도 ‘대박’ 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자제해야 한다.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국내 대표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 오리온, 파리바게뜨 등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대표 조미료인 ‘쇠고기 다시다’를 리뉴얼해 ‘닭고기 다시다’를 개발했다. 중국 현지인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제품이다. 소고기 국물을 즐기지 않는 중국인들의 식성을 감안해 국내에는 없는 새로운 형태인 ‘닭고기맛 다시다’를 만들어 중국 시장에 내놓았다.

지금은 중국뿐 아니라 몽골과 러시아까지도 닭고기 다시다가 수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역으로 출시될 정도로 결과가 성공적이다.

오리온은 국민 간식으로 통하는 ‘초코파이’를 중국인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중국인들이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2008년 말부터 하오리여우파이(초코파이 중국 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인(仁)자를 반영했다. 이를 통해 중국인들과 공감대를 형성, 지난해 중국 내 초코파이 매출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파리바게뜨 중국 매장은 한국 메뉴가 80%이고, 현지 메뉴 20%를 별도로 구성했다. ‘카스타드 크림 도너츠’를 개발해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또 아침에 빵과 두유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의 식습관을 반영해 두유 제품을 판매한 것도 적중했다.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최근 매출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중국에서 1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현지화 전략은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결이다.

현지화와 함께 중국 정부 정책을 면밀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국내 유업체들이 중국에서 흰우유 수입을 거절 당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은 UHT(ultra-high temperature) 살균 공법(130도 이상에 1~2초간 살균)으로 생산된 우유를 살균유로 적용, HTST(high temperature shot time) 살균 공법(75도 이상에서 10분 내외로 살균)으로 생산된 한국산 살균유를 멸균유로 규정지었다.

이로 인해 살균유를 수출하던 연세우유, 서울우유, 남양유업 등은 중국 수출이 중단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5억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깐깐한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필요한 제도로 기업들이 중국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