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권 아산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은 30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어쩌면 중국이 한국에 크게 이해를 바라는게 있어서 이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며 "이런 중국의 적극성이 오히려 한국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한중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북한 비핵화 추진'을 양국 공동명의로 명시하는 것을 추진중이지만 시 주석 측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 비핵화'가 명문화될지 여부에 대해 "중국 측이 정상회담 후 합의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고수하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 표현에 동의를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명시적인 공동선언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한·중 공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중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중국 측의 입장은 북한이 시 주석 방한에 즈음해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무력시위는 시 주석이 자신들을 제쳐놓고 남한을 국빈 방문하는데 큰 충격을 받은 데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논의를 미리 압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국가 주석이 취임 후 전통적 우호관계를 견지하고 있는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최근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크고 작은 무력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측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북한을 직접 거론하며 '비핵화'를 천명하기에는 아직까지 중국의 근본적 대북정책에 변화는 없다.
김한권 중국연구센터장은 "현재 중국이 북한의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거나 기존에 유지하기로 한 남북한간의 일정선 이상의 균형 정책을 완전히 깬다고는 볼 수 없다"며 "어쩌면 (중국이 '북한'을 직접 명시할 수 없는 중국의 사정을) 한국에 크게 이해를 바래 이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한국에 이해를 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북중 관계나 남북간 균형외교를 취하려는 중국의 근본적 외교전략차원에서 볼 때, 중국이 북한을 간과하고 한국에 지나치게 우호적이고 적극성만 보이는데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에도 중국은 북한에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지만 결과적으로 전력적 중국의 대(對)북정책에 변화가 없었고, 북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으로 끝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가지 호의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 주석의 방한에는 중국의 판다(panda) 한쌍을 한국에 임대해 줄 것으로 알려져 '판다외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국가에 자국 국보급 동물인 판다를 증정하는 판다외교를 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구 소련 시절 소련과 미국, 영국 등 국가에만 판다를 임대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