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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펑과 덩잉차오.[인터넷캡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리펑(李鵬, 86) 전 중국 총리가 회고록을 통해 저우언라이 전 총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리펑회고록(回憶錄)(1928~1983)'은 중국 중앙문헌출판사와 중국전력출판사가 공동으로 출간했으며, 그가 1928년부터 1983년까지 공부하고 일하며 생활하던 모습이 담겨 있다. 회고록 서문에서 리펑은 "1983년부터 지금까지의 총리로서, 전인대 위원장으로서, 퇴직후 은퇴 정치인으로서의 삶은 정리해서 2차 회고록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리펑은 책에서 부인인 주린(朱琳), 자녀들인 리샤오펑(李小鵬), 리샤오린(李小琳), 리샤오융(李小勇)과의 가정사를 비롯해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천윈(陳雲), 덩잉차오(鄧穎超), 리푸춘(李富春) 등 혁명원로들과의 일화도 털어놓았다. 리펑의 아버지인 리숴쉰(李碩勛)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중공 장쑤(江蘇)성 비서장, 장쑤성 군사위원회 서기, 저장(浙江)성 군사위원회 서기 등을 거쳤다. 리펑의 모친인 자오쥔타오(趙君陶)는 초기 중국공산당 지도자였다. 저우언라이의 프랑스 유학동기인 자오스옌(趙世炎)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리펑의 이모인 자오스란(趙世蘭)은 공산당내 유명한 여성혁명가다. 부친과 모친을 비롯해 이모와 외삼촌까지 중국공산당 혁명원로였으며, 이는 리펑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리펑이 저우언라이를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은 1940년 가을 충칭에서였다. 저우언라이는 혁명열사의 자제들을 각별히 생각했으며, 리펑을 자신의 여러 친구들에게 "리숴쉰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1941년 리펑은 중국공산당의 근거지인 옌안(延安)으로 옮겨갔다. 저우언라이가 덩잉차오는 중국 곳곳을 다니며 활동했다. 혹시 저우언라이 부부가 옌안에 돌아올 때면 리펑은 스스럼없이 놀러가서 함께 지내곤 했다.
리펑은 회고록에서 "저우언라이 부부에게 나는 옛 동료의 아들일 뿐"이라며 "어떤 이는 나를 저우 총리의 양자라고 하는데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고 썼다. 그는 "저우 총리 부부가 보살펴준 열사자녀는 나 하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942년 가을 어느날 리펑은 옌안 양자링(楊家岭)에 가 천윈(陳雲)을 찾았다. 양자링은 당시 중공 지도자들이 모여살던 곳이다. 천윈의 토굴집에서 놀던 리펑은 저녁이 되자 천윈과 함께 동네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식사중에 우연히 마오쩌둥과 장칭(江青)이 식당에 들어왔다. 천윈은 마오쩌둥을 보자 벌떡 일어나 인사를 했고, 리펑도 따라서 인사를 했다.
천윈이 마오쩌둥에게 "리펑은 리숴쉰의 아들이고 자오스옌 동지의 조카"라고 소개하자 마오쩌둥은 "자오스옌과는 나는 아주 친한 사이"라며 "자오스옌과는 리다자오(李大釗) 아래서 함께 일했으며, 이후 스옌은 노동자운동에, 나는 농민운동에 투신했다"고 회상했다. 또 마오쩌둥은 "리숴쉰 동지는 난창봉기에 참여했던 혁명열사"라고 말한 후 리펑과 삼국지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나눠본 마오쩌둥은 리펑의 재능을 칭찬했다고 한다.
한편 전력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리 전 총리는 1988년부터 10년간 중국 총리를 지냈고 2003년까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지낸 최고위직 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