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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최상부에 위치한 심원마을. 내년까지 20가구가 모두 이주할 계획이다. 이곳은 그동안 숙박과 음식점이 운영되면서 오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사진=베군득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지리산 최상부에 조성된 심원마을이 내년에 이주한다. 지리산 반야봉(1732m)과 노고단(1507m), 만복대(1438m) 사이 가장 깊은 오지에 위치한 심원마을 20가구가 내년까지 보상이주를 완료한다.
30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에 위치해 계곡오염원으로 지적돼 온 심원마을(전남 구례군 산동면) 20가구를 내년까지 보상 이주시키고 이 지역 일대를 핵심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한다.
이 마을은 지난 1967년 국립공원 지정 당시만 해도 주민 대부분이 임산물을 채취하거나 우리나라 토종벌이 생산하는 한봉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987년 지리산관광도로(지방도 861번)가 개통되고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음식점과 민박을 운영해 계곡 오염원으로 지적됐다.
특히 마을주변은 반달가슴곰 활동이 빈번해 주민이나 관광객이 반달가슴곰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또 마을 주변이 급경사지로 둘러싸였고 계곡물이 마을을 지나고 있어 기상이변으로 폭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와 계곡 범람 위험이 높은 곳이다.
공단은 심원마을 이주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주민들과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재 대다수 주민 동의를 받아 올봄부터 이주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보상이 이뤄지는 심원마을은 64필지 7만4000㎡이며 소요 예산은 보상비와 복원공사비를 합쳐 총 250억 원가량이다. 공단은 다수 주민들 요구에 따라 이주단지를 조성하지 않는 대신 감정평가에 따른 보상비와 이주정착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아직까지 4가구에 대한 보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중 1가구는 세입자 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내년까지 심원마을 이주가 완료되면 2016년부터 복원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공구조물을 철거한 후 자연상태로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심원마을이 이주되면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를 꼭짓점으로 하는 약 18㎢ 면적에 대한 사람의 출입이 사실상 통제됨으로써 이 지역이 지리산 자연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오랫동안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들이 국립공원 보호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줬다”며 “마을이 이주되면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지역 등 다른 보호구역과 연계해서 지리산을 대표하는 핵심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