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를 중심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메가(MEGA)와 울트라(ULTRA)급 대형 선박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메가와 울트라는 배 길이가 400m를 넘을 정도의 대형 선박을 일컫는 말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세계 최대 크기의 1만9000TEU(1TEU=20피트 콘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을 착공했다. 또 국내 빅3 조선사는 중국 선사가 진행중인 초대형 규모의 콘테이너선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1만9000TEU급이란 1만9000개의 콘테이너를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1만TEU급이 대세를 이뤘던 반면 현재는 1만4000TEU급 선박 발주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갈수록 선박은 대형화 추세다.
글로벌 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990년 이후 10여년간 선사 운항수익은 1일 평균 1만3247달러를 기록한 반면 현재는 절반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김우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선주들의 초대형 선박을 선호하는 것은 대량수송에 의해 수송원가 절감, 선박 건조단가 인하, 연료 및 선원수 감축 등으로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컨테이너 선박의 초대형화 추세를 반영할 경우 2020년대 후반에는 3만TEU급 선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최적의 속도를 통해 가장 많은 화물을 이동키 위해서는 선박의 대형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경우 최적의 연비가 나올 수 있는 속도보다 효율성을 높은 속도로 차량을 운행하는 것과 같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선박도 효율성을 최적화해 화물을 운송하려면 초대형 선박은 필수"라며 "선박의 초대형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선사들의 초대형 선박 소유 현상이 가속화할 경우 향후 국내 해운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국내 해운업체의 초대형 선박 소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머스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해운업체 연합인 'P3 네트웍크'가 중국의 반발로 무산됨에 따라 해운운송 비용이 단합이 아닌 경쟁체제로 돌입한 것은 그나마 국내 해운업체엔 긍정적이란 평가다.
세계 3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은 중국 정부가 자국 해운업체 보호흘 위해 'P3 네트워크' 결성을 반대함에 따라 최근 해운 동맹체 결성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P3 네트웍스 결성 무산으로 해운시장은 이제 완전경쟁체제로 들어섰다”면서 “선사들은 과감한 투자로 선박의 대형화만이 험난한 해운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