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과 대만이 2차 장관급 회담을 열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화기제 강화, 양안 대표기구 성격의 사무처 설치 및 경제 합작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25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은 이날 오후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 인근 노보텔 호텔에서 만나 양안관계 발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장관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한 것은 양안이 분단된 1949년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이는 지난 2월 왕 주임위원이 중국을 방문한 데 따른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이번 2차 장관급 회동을 통해 양안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물밑대화’가 이뤄질 지에 귀추가 주목됐다.
아울러 양안대화기제 강화, 양안 경제협력 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됐다.
양측 대표는 양안 공동이익을 확대하고 합작 성과가 양측 국민 특히, 기층민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경제합작과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관한 후속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안문제를 주관하는 부서간 대화기제를 강화해 양국의 여행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양안 문화와 과학기술 및 언론의 교류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국민과 청년학생의 교류를 촉진해 서로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양안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장 주임은 회담에서 "베이징에서 이곳에 오는 데는 3시간도 안 걸렸지만 오늘이 있기까지는 65년의 세월이 걸렸다"면서 "양안 관계는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처럼 전진하지 않으면 퇴보하는(逆水行舟 不進則退) 관계인 만큼 전진, 또 전진시켜 나아가자"고 말했다.
대만 측 왕위치 주임위원은 "이번 방문이 대만의 헌정체제와 시민의식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양안이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되 차이점은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대만 측은 오는 11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양안 정상회담 최적 장소로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국제회의 장소 불가, '중화민국'(대만의 공식 국호) 용어 사용 불가라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며 이에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오는 2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 장즈쥔 주임은 신베이(新北), 타이중(臺中), 가오슝(高雄)시 등 지방 도시를 잇달아 방문해 지방 자치단체장들과 만난다. 또 지역주민과 소수민족, 농어민, 청년·학생 등 대만 국민과도 소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