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개과천선' 김명민 vs 진이한, 진정한 승자는?

2014-06-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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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개과천선' 김명민과 진이한이 재판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결국 법원은 진이한의 손을 들어줬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김명민이 이긴 모양새다.

25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연출 박재범 오현종)에서는 김석주(김명민)와의 법정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쥔 전지원(진이한)의 모습이 그려졌다. 중소기업 400여 곳에 막대한 피해를 입한 환율상품 판결에서 13명의 대법관은 은행의 손을 들었다.
그동안 차영우 펌의 강한 입김은 법원에까지 손을 미쳤다. 말 한마디로 대법원의 인사이동이 가능한 차영우(김상중)는 미리 접촉한 대법관 덕분에 중소기업 대신 전지원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결국 재판부는 "일방의 큰 손실이 있다고 해서 그 계약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시장경제 원리상 당연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은행 측은 중소기업들에게 피해액의 15%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석주가 전지원에게 완벽하게 패한 것이다. 석주는 변호사가 된 이후 처음 맛보는 실패에 어찌할 줄 모르고 분노했다. 중소기업 사장들은 석주에게 수임료도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을 미안해했고 석주는 거대 은행과 법원의 행태에 크게 분노했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김석주의 쓰린 패배가 달가우니 참 모순적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사건이든 변호에 나선 석주는 우연한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그동안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보고 '옳은 일'에 대한 수임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었다. 이번 환율상품은 그에게 '첫 패배'라는 쓰디쓴 경험을 맛보게 했다. 거대 로펌과 법원의 결합,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는 석주를 좀 더 성장하게 했고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릴 힘을 주었다.

거기다 석주의 변화에 주변 인물까지 그에게 힘을 얹고 있다. 이지윤(박민영)은 석주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결국 '좋은 기회였던' 차영우 펌을 나와 김석주 변호실을 찾았다. 돈을 위해서는 어떤 변호도 맡아온 김석주를 경멸하던 이선희(김서형) 역시 그를 돕기 시작했다. 약혼녀 유정선(채정안)도 이전의 김석주와는 다르게 그를 바라봤다. "조금 더 알아가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관계가 단절됐던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며 진정한 대화를 이어갔다.

기억상실이라는 불의의 사고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석주. 그의 패배가 꼭 씁쓸한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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