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시중은행들이 캐피탈사의 전유물이었던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딜러 및 전속 캐피탈사에 대한 의존도가 컸기 때문이다.
그나마 은행권 최초로 오토론을 출시했던 신한은행만이 시장에 안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노선을 바꿔 차량 구입자금 10만원을 지원해주는 '기아차 통장'을 판매 중이다. 이 혜택은 통장에 가입한 시점으로부터 3년간 제공된다. 만약 지원을 받고 나서 통장을 해지하더라도 고객이 지원금을 추가로 낼 필요가 없다. 가입 고객에게는 타행이체거래 수수료나 납부자 자동이체와 같은 금융수수료도 면제된다.
상대적으로 일찍 오토론 시장에 진입했던 신한은행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마이카 대출'은 5월 말 현재 8만3976좌, 1조3571억원의 실적을 내 은행권 오토론 상품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말 2083억원을 시작으로 2011년 말 5246억원, 2012년 말 8408억원, 2013년 말 1조229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이 내세우는 장점은 낮은 금리다. 통상 캐피탈사에서 오토론을 받으면 금리가 9%대에 달하지만, 신한은행의 경우 신차 기준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이날 현재 최저 4.48%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물론 이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이 좋아야 한다. 캐피탈사 이용자들의 신용등급이 4~7등급에 몰려있는 반면 은행권의 오토론 이용자들은 대부분 1~5등급이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면서 오토론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오토론에서는 독보적이지만 캐피탈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액이 9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1조3000억원의 실적은 이제 겨우 '깔딱고개'를 넘은 셈이다.
그러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이달 초 '자동차 금융의 명가'라는 슬로건을 발표하는 등 오토론 시장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게 신한은행의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슬로건과 함께 신한 마이카 대출 통합브랜드 선포로 신차, 중고차, 택시, 화물자동차 대출 등 자동차 금융상품의 라인업을 완성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