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에몬스 회장이 올 하반기 신제품을 고객평가단에게 소개하고 있다.[에몬스가구]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이 화장대는 색감은 고급스럽지만 의자 높이가 낮아 키 큰 사람이 쓰기는 불편할 것 같은데요?" "반영 하겠습니다."
25일 인천 남동구 고잔동 에몬스가구 본사 전시장. 하얀 종이와 펜을 든 300여명의 사람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가구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에몬스 하반기 신제품을 결정하러 전국에서 몰린 대리점주들. 가구를 직접 만든 디자이너의 설명이 끝나면 질의응답과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다.
품평회용으로 1차 선정된 뒤 다시 대리점주의 선택을 받은 50%만 최종 소비자와 만난다. 깐깐한 가구를 통해 소비자와의 의리를 지키겠다는 김경수 에몬스 회장의 고집이다.
김 회장은 "고객을 만나기에 앞서 대리점에게 1차 검증을 받고, 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을 수정·보완한 덕분에 매년 품질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덕분에 금융위기 이후 가구업계가 지속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에몬스만 매년 20~30%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몬스 매출액은 970억원, 올해는 1300억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에몬스가구가 제시한 2014년 가을·겨울 가구 트렌드는 '에코-프레스티지'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명품 디자인으로 대물림 할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갖춘 가구다. 원목·대리석·천연 가죽 등 고급소재를 적용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강조했으며, 라텍스·텐셀·뭉크스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품질 수준을 높였다.
김 회장은 "주거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소비자들이 가구에 지출할 여력이 없고, 가구도 의류처럼 쉽게 사고 버리는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주거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힘들게 4~5억짜리 집을 장만한 뒤 일회용 가구를 장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격을 낮추면서도 질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케아 진출과 건설 경기침체 등 어려움이 많겠지만 전통 가구업체의 사명감으로 35년간 이어온 소비자들과의 의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