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자본이 부족해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오업체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보건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인 국내 바이오업체 크리스탈지노믹스에 제약펀드 13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약펀드는 국내 제약기업의 기술제휴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한 국내 첫 제약 특화펀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차세대 관절염 치료제와 슈퍼항생제, 분자표적 항암제 등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특히 관절염치료용 진통소염제인 ‘폴마콕시브’는 제3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투자 금액인 130억원은 폴마콕시브를 비롯해 슈퍼항생제, 항암제 등의 유럽·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해외 기술이전·마케팅 등에 쓰여질 예정이다.
특히 투자기업 3곳 모두 바이오업체다. 지난 4월 1호 투자처로 선정된 제넥신은 차세대 단백질 의약품(바이오베터)과 유전자 치료 백신 원천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다.
제넥신에는 자궁경부전암 유전자(DNA)백신 해외 진출에 70억원, 미국 현지법인 설립 지원에 30억 등 총 100억원의 제약펀드가 투자된다.
2호 투자처인 다이노나 역시 바이오벤처다. 다이노나는 장기이식 때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 억제, 급성백혈병, 폐암·유방암을 치료하는 항체 의약품 개발업체다.
제약펀드는 이달 13일 이 업체가 개발한 면역억제용 치료 항체 등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바이오업체의 잇따른 선정은 제약펀드 조성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약펀드는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벤처 제약사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한국벤처투자조합(KVF) 형태로 조성됐다.
회수 방법 등에 대한 운용사와 업체 경영진간 협의·결정이 대형 제약업체보다 수월한 것도 한 이유로 제시된다.
바이오업체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약펀드 투자 심사대상에 바이오업체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진출 역량은 충분하나 자본이 부족한 제약·바이오 기업을 적극 발굴·투자하겠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민간투자를 활성화해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