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동부제철 채권단 자율협약 추진

2014-06-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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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개별매각 추진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산업은행이 그동안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를 포스코에 매각하는 방안을 포기하고 개별매각하기로 했다.

동부제철에 대해서는 채권단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4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동부패키지를 개별매각으로 전환해 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즉시 착수한다고 밝혔다.

류희경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 23일 동부 측과 면담해 채권단 자율협약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이에 대해 동부 측으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고집했던 동부패키지 포스코 매각을 철회한 것은 포스코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힌 데다 동부그룹의 주장대로 중국 철강업체의 인수를 위해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데이터룸을 개방했으나 실사에 참여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동부 측은 지난해 12월 '사전적 구조조정 약정'에 따라 자산매각 이체에 대한 권한을 산업은행에 위임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난 2월 동부그룹에 동부패키지 매각방안을 제시하고 3월 포스코에 패키지 매수를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동부그룹은 포스코 인수에 반대하며 다음달 제한적 경쟁입찰을 요구했다. 경쟁입찰로 전환할 경우 중국 철강업체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포스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상황에서 인수가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동부그룹의 요청대로 중국 철강업체도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지난달 30일 실사 결과 내부 재무개선 필요 및 시너지효과 미진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힌 데다 중국 철강업체도 관심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을 개별매각으로 전환해 이달 중 동부발전당진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에 대해서는 향후 협의

이달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절차를 개시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채권단 및 동부그룹과 협의해 향후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은 구조조정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등에 대한 지분매각과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을 통해 총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새로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추진하면서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은 기존 자구계획안 중 김 회장의 사재출연 및 동부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매각 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모두 동부제철 유동성과 관련된 것으로 그동안 동부제철은 동부그룹 유동성 강화의 핵심 요소로 꼽혀왔다.

김 회장 사재출연의 경우 출연 대상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당시 김 회장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동부화재 지분 등 사재 1000억원을 털어 800억원을 동부제철 유상증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동부그룹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 성사 및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절차 진행 등을 이유로 유동성에 숨통을 트게 돼 김 회장 사재를 동부인베스트먼트 유상증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을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 데다 김 회장이 동부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소유 회사라는 점을 이유로 기존 계획대로 동부제철에 사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채권단은 향후 유상증자 및 대출 시 김 회장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동부그룹 측이 이를 반대해 갈등이 고조됐다.

동부패키지 인수는 산업은행이 지난 3월 포스코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동부그룹이 중국 등에서의 다른 매수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제한경쟁 입찰방식을 통해 제값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당시 산은은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지분 20~30%를 인수하고 기타 70~80%는 산업은행이 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동부발전당진 우선매수협상권은 포스코가 갖는 내용도 포함됐다.

상황이 지지부진하자 동부제철 채권단은 24일로 예정된 동부제철 회사채 차환발생심의위원회를 오는 27일로 연기했다. 채권단 일부가 포스코의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등 동부그룹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유보했기 때문이다.

동부제철은 내달 5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산업은행 측은 동부제철 자율협약이 원활히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부행장은 "자율협약을 추진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주 중 동부제철과 최종적으로 협의해 내주 초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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