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2005년 6월 경기도 연천군 530GP(전방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병영 내 악습과 구태를 일소하기 위해 추진한 병영문화개선 대책을 마련, 지금까지 시행해 오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허점이 노출됐다.
이 때문에 군 일각에서는 군의 병영문화개선 대책이 일선부대에 아직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책임론의 중심에는 는 김관진 국방장관 겸 청와대 안보실장이 있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마음놓고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하고 군내 집단따돌림 등 잘못된 문화를 척결해 나가겠다'며 주변에 강조한 바 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생포된 임모 병장이 총기 난사와 함께 무장탈영하면서 초기대응이 미진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8시15분 총기 난사 이후 '무장탈영→총격·대치→주민 대피→포위→총기 자해'로 이어진 긴박했던 상황은 무려 43시간 만에 종료됐다.
그러나 군은 K-2 소총과 실탄으로 무장한 임 병장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안이한 대응과 늑장 조치로 조기에 사태를 수습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다 임 병장의 총기 난사에 대한 초기 대응 미흡, 진돗개 상황 늑장 발령, 말년 병장에게 뻥 뚫린 차단로 등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할 대목이다.
정치권 책임론도 나온다. 신임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임명된 이후 20일째 열리지 않고 있다.
여야 이견으로 후반기 국회 원구성이 지연되면서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담당해야 할 국방위가 구성조차 안 됐기 때문이다.
청문회에 오를 후보는 정해져 있는데도 청문회를 해야 할 상임위가 없다 보니 인사청문회가 마냥 지연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지연되면서 국방장관 공석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사건 발생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관심병사' 등급변경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칼을 들었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현재 대대장 이상 지휘관 맘대로 관심병사 등급을 변경해왔던 관행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관심병사 등급을 변경하려면 전문심사관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제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표준화된 인성검사 평가서를 통해 관심병사를 판별하는 제도는 군내 사건 사고를 줄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다만 그렇게 판별해낸 관심병사의 등급을 인위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심병사 등급 변경 심의를 위한 전문상담관을 조기에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애초 2017년까지 연대급에 1명씩 확보하려 했던 계획을 앞당기도록 관련 예산을 내년도 국방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만든 인성검사 평가서를 이용해 식별한 관심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