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박현준 기자 = 스마트폰 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콘텐츠 경쟁으로 넘어가면서 소비자들의 즐길 거리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고 만화 제작사와 손을 잡는 등 콘텐츠 강화에 나선 가운데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3D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내놓으며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와 애플이 뛰어든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최근 출시된 ‘광대역 LTE-A’ 통신 기술로 인해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밀크뮤직을 출시했으며 애플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유명한 비츠일렉트로닉스를 약 3조원에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불을 댕겼다.
◆쏟아지는 콘텐츠, 전 세계 소비자 즐길 수 있나
‘파이어폰’은 오는 7월 25일 미국 통신사 AT&T를 통해 출시된다. 아마존은 우선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반응을 살핀 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의 음악·영화 등 방대한 콘텐츠를 ‘파이어폰’의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영어나 스페인어 위주의 콘텐츠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가 아닌 곳에서의 경쟁력은 의문이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더라도 언어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공감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은 외면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앞서 선보였던 태블릿 킨들 파이어도 전자책 콘텐츠 판매를 위해 선보였지만 80% 이상이 미국에서 판매됐다. 따라서 콘텐츠를 각 국가나 지역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해야 다양한 소비자들이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다.
김태진 한국IDC 연구원은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공급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소비자들은 기존에 있던 것들에 비해 가격 대비 혜택이 좋으면 이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반응, “기대 높지만 시간 필요할 듯”
출시까지는 한 달 이상이 남았지만 아마존의 ‘파이어폰’을 향한 국내 고객들의 관심은 뜨겁다.
특히 국내 고객들의 상당수가 삼성전자에 호감 못지 않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아마존에 대해서는 가장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이라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 긍정적이다.
이미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아마존에 대한 접근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파이어폰’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파이어플라이’의 경우 인식하는 특정 제품의 정보 확인 및 구매까지 가능해 기존의 스마트폰 활용폭을 뛰어넘는 새로운 변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콘텐츠 구성에서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해 현저하게 밀리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안드로이드와 iOS 마켓에 등록된 앱의 수는 100만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마존은 20만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마존이 유료 앱 하나당 5000달러 정도의 코인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파이어폰’의 가격 경쟁력이나 기업 이미지가 아무리 우수해도 즐길거리 자체인 앱 콘텐츠 시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기에 ‘파이어폰’의 OS인 ‘파이어OS’ 역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개발자 사이에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국내 전문가는 “아마존은 삼성전자나 애플과는 확연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국내 고객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면서도 “안정된 수입 창구 확보나 즐길거리(콘텐츠, 앱)의 확충 등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점도 적지 않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