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의 형이 낙마했다. 링지화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 인사다. 기율위의 칼끝이 어디까지 겨누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중국 정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는 19일 링정처(令政策 62) 산시(山西)성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중대한 기율위반과 불법행위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율위는 또한 두산쉐(杜善學) 부성장도 함께 심문하고 있다. 기율위는 조사사실 이외에 조사사유나 향후방침은 밝히지 않았다.
링정처는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 통전부장의 형이다. 링정처는 1952년생으로 산시성 핑루(平陆) 사람이다. 산시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후 1984년부터 산시성 지방정부에서 근무하다가 2008년 산시성 정협부주석에 올랐다.
링지화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 인사로,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왔었다. 2012년 11월 제1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위원에 올라설 유력한 후보였다. 항간에는 상무위원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 정도였다. 하지만 링지화의 꿈은 무산했고, 사실상 통일전선부장으로 좌천했다. 산시성 출신인 링지화는 석탄 산지인 산시성의 석탄광산회사 임원들과 고위 관리들로 이뤄진 친목모임의 대표라는 소문도 흘러나왔었다.
2012년 초 그의 아들이 고급승용차 페라리에 젊은 여성들을 태우고 질주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고, 아내의 축재 의혹이 불거진 영향이었다. 일부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링지화는 당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에게 아들의 사고 사실을 은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저우융캉은 공안부와 사법부의 총수였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정풍칼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링정처 개인비리 수사로 그칠지, 산시성 공무원사회로 확대될지, 아니면 링지화 통전부장을 향하고 있는지, 이를 넘어 더 큰 거물을 겨누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산시성에선 지난해 11월에 제18기 3중전회가 개최된 이후 23명의 전·현직 고위간부가 낙마했다. 이 중에는 선웨이천(申維辰) 과학기술협회 당조서기 겸 상무부주석, 진다오밍(金道銘) 산시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상무위원, 딩쉐펑(丁雪峰) 뤼량(呂梁)시장 겸 당 부서기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