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존이 인수한 'GC 안성H' 골프장. [사진=아주경제 DB]
스크린 골프업체 골프존이 ‘주말 그린피(골프장 입장료) 10만 원 시대’를 열 것인가.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골프존은 지난 16일 계열사인 골프존카운티를 통해 웨스트파인GC(경기 안성)를 610억 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골프존은 국내에 5개 골프장, 총 90홀의 골프장을 보유하게 됐다. 골프존은 2011년 12월 ‘골프존카운티(이하 GC) 선운’을 시작으로 2013년엔 ‘GC 안성H’와 ‘GC 안성Q’, ‘GC 청통’(경북 영천)을 인수했다. 모두 18홀짜리다. GC 청통만 공사 중이고 나머지는 완공됐다.
골프존은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162홀), 신안그룹(154홀), 에머슨퍼시픽·레이크힐스(이상 117홀), 한화(108홀), 에이스회원권(97홀)에 이어 현대자동차·롯데·GS(이상 90홀)와 함께 일곱 번째로 많은 골프장을 보유하게 됐다.
골프존의 골프장 매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은 사업영역을 골프장 경영으로 확장한다는 목표인 데다 경영난으로 ‘헐값’에 매물로 나오는 골프장이 많기 때문이다.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골프존은 골프장을 10개 보유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앞으로도 5개를 더 매입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골프존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보유 골프장을 체인화·대형화할 수 있다. 모기업이 있는 여타 골프장들과 달리, 골프존은 스스로 그린피 결정권을 가지며 나아가 체인화를 통해 그린피를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는 약 500개의 골프장이 있다. 그중 회원제와 퍼블릭은 230여 개로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그린피는 회원제의 경우 주중 평균 16만 원, 주말은 21만 원이다. 퍼블릭은 회원제보다 약 4만 원 싸다. 주중엔 12만 원, 주말엔 17만 원 선이다. 그렇지만, 수도권에서 비교적 이름 있는 퍼블릭골프장은 회원제 못지않은 그린피를 받는 곳이 대부분이다.
회원권이 없는 골퍼를 기준으로 주말 그린피 21만 원은 비싼 편이다. 여기에 카트비(1인당 2만 원), 캐디피(1인당 3만 원)를 합하면 26만 원이 되고 음식료비와 교통비를 포함하면 30만 원에 육박한다. 골프 대중화를 얘기하기에는 비싼 금액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당국자는 "주말에 비회원이 그린피·카트비·캐디피를 포함해 15만원 정도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으면 진정한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카트와 캐디가 지금처럼 존재한다고 할 때 그린피는 주말에 10만 원 선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적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개별소비세(2만1120원)가 버젓이 있고, 골프장에는 종부세·재산세·취득세 등이 중과되므로 선뜻 그린피를 내리기 힘든 까닭이다. 골프장 운영상 카트와 캐디를 없애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골프존은 오랫동안 지속돼온 국내 골프장들의 ‘그린피 하방경직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사업을 대형화·체인화한 후 이를 무기로 이용요금을 낮추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 아코디아골프나 PGM이 1993년 이후 부도난 골프장들을 사들여 성공한 케이스가 이를 입증한다.
스크린 골프로 골프의 새 영역을 개척한 골프존이 골프 대중화의 걸림돌인 ‘고비용 구조’를 허물어뜨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