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국내 신용도 평가, 국제 평가보다 6계단 높아

2014-06-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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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의 국내 신용도 평가와 국제 평가의 등급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평균 ‘AA+’ 등급이지만 해외에선 6계단 아래인 ‘BBB+’에 그쳤다.

19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중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지난달 신용등급을 조사한 결과,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개 기관이 내린 등급은 평균 'AA+'였다. 하지만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해외 3개 기관으로부터는 평균 'A-'를 받았다.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은 모두 22단계인데, 최상위인 ‘AAA’부터 1로 놓고 수치화하면 국내 평가는 1.6등급, 국제 평가는 6.8등급이다. 이 중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18개 민간기업에 한하면, 국내 평가 평균 등급은 ‘AA+(2.2등급)’, 해외는 ‘BBB+(8.5등급)’를 받아 6.3등급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신용등급 차이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였다. 이 회사는 최근 20년만에 AAA(1등급)에서 한계단 아래 AA+(2등급)로 강등됐다. 그런데 무디스는 Baa2(9등급), S&P는 BBB+(8등급), 피치는 BBB(9등급)를 각각 포스코에 부여했다. 국내외 평가 차이가 8등급이나 생기는 것이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를 받아 8계단 차이가 났다.

이어 현대자동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7등급,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이 6등급 차이를 보였다.

국내외 평가 차이가 가장 적은 곳은 LG화학이다. 국내에서 AA+(2등급)를 받았고 무디스에서 A3(7등급), S&P에서 A-(7등급)을 받아 5등급 차이를 나타냈다. 한국 국가등급이 Aa1(2등급)에서 AA-(4등급)로 평가되는 점에 비춰 민간 기업인 LG화학의 국내외 등급 격차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글로비스 등 8개 회사는 국제 신용평가사에서만 등급을 받는다.

또 현대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45개 회사는 국내 평가만 받는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런 등급차이는 국내 기업이 해외 국채시장에서 낮게 평가되는 탓도 있지만 평가 수수료가 국내 신평사의 주 수입원이고 대기업집단의 입김이 평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평가 시장이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이 도입하고 있는 등급 감시시스템 등 최소한의 방어책이라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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