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의 심리로 진행된 유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심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탈북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유롭게 증언하기 어려운 점, 간첩 혐의를 받은 유씨에 대해 배심원들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 참여재판 신청을 배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유씨 측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 의견에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이 탈북자에 대한 증인신문 등을 참여재판 불가 사유로 주장하지만, 그것은 비공개 재판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어도 참여재판을 배제해야 한다는 근거는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간첩사건 때문에 배심원들이 피고인에 대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이 이 사건 공소제기의 부당성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재판이 일반에 공개되면 일반 국민이 양측이 만든 보도자료 등에 의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양측이 언론 인터뷰를 자제하는 등 노력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다는 전제 아래 준비기일을 진행하겠다"며 다만 최종 판단은 일단 미뤄두고 준비기일 동안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이 자신을 중국명 '리우찌아강'으로 기소한 데 대해 "내 이름은 유우성이 맞다"며 "국적도 중국이 아닌 한국"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2005∼2009년 탈북자들의 부탁을 받고 26억7천여만원을 불법 입출금한 혐의로 유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2010년 한 차례 수사 끝에 기소유예 처분한 사건을 탈북자 단체의 고발을 계기로 다시 수사해 기소한 것이다.
앞서 유씨는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도중 수사기관의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져 국가정보원 간부와 비밀요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