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반도체 메모리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제조기업들의 M&A가 활발하다.
주로 대용량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관련된 기업 인수가 많아,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 신시장을 잡으려는 기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경쟁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바이올린메모리로부터 차세대 SSD 인터페이스로 부각받는 PCle(직렬 고속 입출력 인터페이스) 카드 사업부문을 이달 말까지 인수하기로 했다. 또 낸드플래시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소프텍 벨라루스의 펌웨어 사업부를 이달 초 인수했다.
펌웨어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에 내장돼 제품 속도와 안정성 등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SK하이닉스는 나아가 SSD 컨트롤러를 만드는 대만 업체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IT전문지인 디지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상 기업들이 실리콘모션 테크놀로지와 파이슨전자, 제이마이크론 테크놀로지라며,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역시 이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도시바는 SSD 제조업체 OCZ를 올 초 인수한 바 있다. 여기에 도시바와 제휴관계인 샌디스크도 SSD와 PCle를 만드는 퓨전아이오를 1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들 기업들은 낸드 시장에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도시바 21.4%, 샌디스크 18.9%, 마이크론 14.5%, SK하이닉스 8.2%, 인텔 7%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 D램 시장에서 근소한 격차로 2위 자리를 다투고 있으며, 도시바 및 샌디스크와는 낸드플래시 기술 유출 관련 소송에 얽히는 등 경쟁구도가 부각된다.
선두인 삼성전자는 SSD 관련 사업은 지속 확대해왔지만 기업 인수 관련해서는 조용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프트웨어 분야 공격적 M&A 계획을 밝힌 대로, 최근 미국 음성인식 기술 전문업체인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 인수 추진 건이 알려졌을 뿐 반도체 부문은 인수 관련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차원 낸드 등 메모리 공정 기술의 발달로 SSD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SSD는 하드디스크(HDD)보다 4배 가량 빠른 구동속도로 최근 PC는 물론 서버에도 속속 탑재되고 있는 저장장치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해와 내년의 SSD 수요가 각각 전년대비 4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