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재단 "일본 과거 역사 직시 촉구"

2014-06-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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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은 중국 관영 언론에 게재한 칼럼에서 "일본은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총영사를 지낸 석 사무총장은 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기고한 '역사를 거울삼아야 미래가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래야만 일본이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석 총장은 "1894년 일본이 일으킨 갑오전쟁(청일전쟁)과 일련의 침략전쟁은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심한 재난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에게도 큰 고통을 줬다"면서 "120년이 지난 후 동아시아는 다시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기고문 전문.

<역사를 거울삼아야 미래가 있다>

역사의 비극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향후 일본은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인들의 신뢰를 얻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것이다

1894년 일본은 갑오전쟁(청일전쟁)을 일으켜 동아시아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일본이 일으킨 일련의 침략전쟁은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심한 재난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에게도 커다란 고통을 주었다. 120년이 지난 후 동아시아는 다시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역사의 비극이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는 어떤 교훈을 배워야 하는가?

이토 히로부미는 갑오전쟁을 주도하였으며, 메이지유신 이래 무력으로 대외팽창을 추진한 대표적인 일본 지도자이다. 이토 히로부미가 꿈꾼 것은 한중일의 평화로운 공존이 아니었다.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사살되었다. 안중근 의사가 이런 거사를 한 것은 단순히 한국의 독립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파괴한 이토 히로부미를 단죄한 것이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의 바람과는 달리 하얼빈의 총소리는 일본의 반성을 가져오지 못했다. 일본은 이에 개의치 않고 군국주의의 길로 나아가 결국 파멸에 이르렀다.

지난 1월 19일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하얼빈역에 만들어졌다. 안중근 의사처럼 평화를 희구하는 동아시아인으로서 기념관을 건립한 중국에게 감사를 드린다. 중국은 기념관 설립을 통해 우리들이 역사를 잘 기억하고 직시하며 눈앞의 평화를 소중히 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이없게도 이 기념관을 범죄자, 테러리스트 기념관이라고 말했다.

아베정부의 일련의 행태를 통해 볼 때 이들이 역사를 직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수상은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2차 세계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놓여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도 하였다.

아베정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과거의 침략전쟁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 1995년 일본정부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여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이 이웃나라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끼친 것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하였다.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역사를 교훈삼아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일본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1993년 일본정부는 고노 담화를 발표하여 역사교육을 통해 위안부에 관한 역사 교훈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아베수상은 말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표리부동한 행태를 경계하여야 한다.

향후 일본은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겸손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세계 인민들의 신뢰를 얻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다.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한중일 3국의 GDP는 각각 세계 2위, 3위, 15위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경제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화 영역에 있어서도 3국의 문화는 서로 통한다. 3국간에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지역협력은 오늘날 세계적인 조류이다. 만약 역사와 영토문제 등에 발목을 잡혀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너무나도 아쉽다. 그렇다면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3국은 편협한 민족주의, 극단주의를 지양하고 동아시아 공동체의식을 강화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합쳐 아름다운 동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경험과 교훈이다.

(필자: 석동연 한국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인민일보 (2014년 6월 16일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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