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전략적동반자관계의 심화·발전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두 정상은 이날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진행한 회담에서 가스전과 태양광 발전 등에 대한 경제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약속했다. 또 양국 고위급 대화와 정부·의회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정부간 정례협의회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992년 양국의 수교이래 13번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우리나라와의 최대 교역국(2013년 기준 20억 달러)이며 고려인이 18만명으로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공동선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측은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8억2천만 달러 상당)과 '가스액화사업 프로젝트'(31억 달러) 등 기존 대규모 경협사업에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40억 달러 상당의 '칸딤 가스전 개발 및 가스처리공장 건설'과 3억 달러 상당의 '사마르칸트 태양광 발전 협력' 등 신규협력사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칸딤 프로젝트는 러시아 루코일사와 우즈벡석유가스공사(UNG)가 공동으로 투자해 가스광구를 개발하고 가스처리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2011년과 지난해 각각 타당성 조사·설계 및 조기생산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한 상태다.
또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일조(日照) 일수가 320일로 태양광발전 잠재력이 큰 데다 올해 3억달러 규모의 사마르칸트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2030년까지 약 12조원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이번 발전소 건설을 수주할 경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에너지분야 외에도 전자정부 등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섬유, 도로·철도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해 유라시아 외교 차원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자제하고 북핵 폐기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으로의 복귀 등을 담은 9.19 공동성명 등 국제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공동선언에 담았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통일 구상' 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한국 정부와 우즈베크 정부간 무상원조를 위한 기본협정을 비롯한 4개 협정과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무상원조 기본협정은 한국 정부가 예산한도 안에서 연수생 초청과 전문가 파견, 봉사단원 파견, 기계류 및 물자 제공을 하고 우즈베크 정부는 파견 인력과 제공 장비 등에 특권을 부여하거나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한국 정부는 우즈베크 정부에 2014∼2017년 2억5천만 달러의 한도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한국 수출입은행과 우즈베크 NBU 은행간 차관협정과 투자협력 기본체계에 관한 양해각서 등도 체결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우즈벡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해 양국 기업간 협력을 격려하고, 18일에는 실크로드의 심장으로 알려진 사마르칸트를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