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KT가 ‘매니저’ 제도 포기로 실익을 거둘 수 있을까.
2009년말부터 KT 내부에서 사용된 ‘매니저’ 호칭이 사라지고, 승진을 위한 경쟁체제가 다시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하면서 그룹 역량을 총집결해 1등 KT를 향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직급승진제도 재도입이 전격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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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KT 직원들의 직급을 사원급, 대리급, 과장급, 차장급, 부장급의 5단계 체계가 부활되고, 동시에 발탁 승진제도도 시행된다. 여기에 연봉체계도 개편, 급여상승 기회도 확대된다
17일 KT가 밝힌 것처럼 이번 직급승진제도가 재도입되며 직원 사기진작과 만족감 부여, 업무성과 기반의 보상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 IT업계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재도입한 KT 직급제는 어떤 방향?
이 날 KT는 사원급, 대리급, 과장급, 차장급, 부장급의 5단계 직급과 호칭을 부활했으며 연구개발(R&D) 분야는 연구원-전임연구원-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수석연구원의 호칭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KT는 승진 체계도 개편했다. 직급별로3~4년의 최소 승진소요년수를 두고 입사 후 최소 14년만에 부장승진이 가능하도록 맞췄다. 별개로 우수 직원에 대해서는 최소 승진 소요 년수를 경과하지 않아도 승진할 수 있는 발탁승진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급여 체계와 관련해 페이-밴드를 기존 4단계에서 5단계로 전환했다,
김원경 KT 경영지원부문 인재경영실장(상무)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자부심을 고취해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급승진제도를 재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직원들이 비전과 자부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직급제로 ‘느긋함’ 지울지는 의문
직급승진제도 도입 이후에도 KT가 직원 사기 진작과 만족감 부여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SK텔레콤이 크게 크게 앞서고 LG유플러스가 바짝 쫓고 있는 국내 이통시장에서 KT에 남아있는 느긋한 공기업 문화는 단점으로 꼽힌다. 광대역 LTE-A 전국망을 7월부터 상용화 할 예정일 정도로 기술 경쟁력은 인정받고 있으니 느긋한 조직문화를 해결할 수 있는 직급승진제도 이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KT 내부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 SKT·다음·포스코 등은 수평적 조직문화로 상승세
KT와 달리 SK텔레콤은 매니저 제도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매니저 제도를 도입한 SK텔레콤은 수평적 조직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사내 직원간 직급대신 ○○님으로 호칭하도록해 사내 직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적응이 되면서 훨씬 편해졌다”며 “이후 업무 효율도 오르고 회의 등에서 의견 교환이 한층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IT업계만이 아니라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철강 업계에도 성공 사례가 존재한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부터 대리부터 차장까지의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하면서 상하 수직적인 조직 문화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