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날 유씨 측근 8명에 대한 첫 재판이 동시에 열렸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유씨의 도피를 전적으로 책임졌던 기독교복음침례회(구파) 신도인 신명희(여·64, 일명 '신엄마')씨와 친형 유병일(75)을 통해 유씨의 도피 경로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금수원 강당에서 나온 유씨의 DNA와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확보한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 유씨가 여전히 전남 일대에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변 사람들이 구속되는 등 더 이상 숨어지내기 어렵다고 판단, 자수했다고"고 밝혔지만 유씨 행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일씨도 마찬가지로 유씨의 의 은신처에 대해 계속 함구하고 있어 결정적인 단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유씨 주변 인물들이 한꺼번에 자수하거나 체포되는 것과 관련, 유씨가 이미 안전한 곳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은 경찰과 공조해 유씨의 밀항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해 검문검색의 강도를 높이며 검거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유병언 측근 8명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인천지법 413호에서 열렸다. 송 대표 외 나머지 피고인 7명은 박승일(55)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이재영(62) ㈜아해 대표, 이강세(73) ㈜아해 전 대표, 변기춘(42) 천해지 대표, 고창환(67) 세모 대표, 김동환(48)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오경석(53)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 등이다.
이들은 유씨 일가를 위한 컨설팅 비용, 고문료, 상표권료, 사진 값 등의 명목으로 30억∼210억원 상당의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오 대표, 변 대표, 박 감사 등 일부 피고인은 현재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와 유씨 차남 혁기(44)씨 등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이진호 인천지검 검사는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선장과 승무원 몇 명의 부주의나 그릇된 행동만으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면서 "사고 전후로 연결된 부조리의 윤곽이 드러났다. (검찰은) 팽목항 잠수부의 심정으로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사장 등 여러 명이 기소된 상황에서 주된 책임자들이 수사 착수 이전부터 도망갔다"면서 "도주가 길어질수록 굴레도 더욱 옥죄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도주 중인 유씨 일가 등에 경고했다.
재판부는 최대한 신속히 재판을 진행한다는 원칙에 따라 혐의가 같은 이들 사건의 병합 여부를 다음 재판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또 재판부는 오는 30일을 정식 공판기일이 아닌 준비기일로 지정하고, 다음 달 9일부터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재판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