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세계은행은 올해 개발도상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등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도 낮추면서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체도 떨어졌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실망스런 성장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만 해도 개도국 성장 예상치를 5.3%로 전망했으나 4.8%로 하향 조정했다. 전세계 전망치는 3.2%에서 2.8%로 낮췄다. △미국 한파 △우크라이나 사태 △ 중국 불균형 문제 일부 국가의 구조개혁 어려움 등을 성장 둔화 이유로 들었다.
미국 경제성장률도 덩달아 2.8%에서 2.1%로 낮췄다. 재정위기를 겪은 유로존 지역은 1.1%, 일본은 1.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가 올해 회복세로 시작하려고 했으나 미국을 강타한 혹한, 우크라이나 갈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출발부터 삐긋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개도국이 3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 성장률이 완만해 40% 극빈층이 삶을 개선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구조개혁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러시아 성장률을 2.2%에서 0.5%로 대폭 내렸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글로벌 경제 리스크도 커졌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2.4%에서 1.5%로 낮춰졌고 인도는 6.2%에서 5.5%, 중국은 7.7%에서 7.6%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내년과 2016년에는 개도국 성장률이 각각 5.4% 5.5%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반에 경기 회복이 주춤했으나 점차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2015년에는 미국 유로존 일본 경제가 신흥시장에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날 신흥국 증시는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신흥시장지수는 0.9% 상승한 1057.92에 마감했다. 세계은행이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으나 앞서 중국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대비 2.5%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성장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홍콩의 항셍지수는 1.1%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도 1.1%로 한달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르네상스캐피탈의 오마이어 안사리 증시 애널리스트는 "중국 CPI지수가 성장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며 "신흥시장 리스크는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