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오는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울산조선소 3도크에서 1만9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컨테이너선 기공식(용골거치, Keel laying)을 갖고 본격적인 선체 건조작업에 들어갔다.
이 선박은 지난해 5월 중국 차이나시핑컨테이너스라인스(CSCL)로부터 수주한 동급 선박 5척 가운데 첫 선박이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CSCL과 1만8400TEU급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가 같은 해 11월 CSCL의 요청으로 1만9000TEU급으로 규모를 키웠다.
4개월여의 설계기간을 거친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20일 건조의 첫 단계인 강재절단식을 가진 뒤 4개월 만에 본격적인 진수에 들어간다.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 규모의 이 컨테이너선은 7만7200제동마력(bhp)급 전자제어 메인 엔진과 두 개의 에코밸러스트 해수 처리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선박으로, 오는 8월 진수를 마치고 안벽으로 이동해 마무리 공사를 거친 뒤 11월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1만8000TEU급 이상 극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이미 지난해 한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대 선사인 AP몰러 머스크라인으로부터 수주한 20척의 선박이 주인공이다. 2011년 2월 계약을 체결한 대우조선해양은 그해 5월 강재절단, 11월 용골거치를 거쳐 2013년 2월에 진수해 시운전을 거쳐 그해 6월에 인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5월 말 현재 7척의 선박을 선사에 인도했다. 이 선박은 길이 399m, 폭 59m 규모로 1만8270개의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다. 첫 호선의 건조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이유는 이 선박에 메인 엔진 2기, 프로펠러 2기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건조 선박에는 메인 엔진과 프로펠러 각각 1기를 탑재한다.
선주의 요구에 따라 선박의 크기도 다르고 그 안에 탑재되는 내용물도 상이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빅3는 어떤 선박이라도 도크에서의 선박 조립작업은 10~14주면 끝난다. 도크 회전율을 높일수록 조선소의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용해 최고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한편, 조업 인력 투입과 원재료 수급관리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에 따른 건조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에 가능하다.
이러한 고도의 생산관리 노하우는 중국도 따라올 수 없는, 한국 조선업계가 보유한 소중한 자산이다. 실제로 CSCL은 자국 조선소에 발주할 수 있었지만 최고의 배를 갖고 싶다는 바람에 중국 정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에 일감을 줬다고 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0척, 26척의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하반기에는 2만TEU급 이상 컨테이너 선박 발주가 예상돼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의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