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 새정치민주연합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장을 포함해 광역자치단체 17곳 가운데 9곳을 얻었지만, 총 득표수와 정당 득표 비율의 바로미터인 광역 비례대표 등에선 새누리당에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통합진보당 369만9998표, 정의당이 177만2097표, 노동당 63만7842표, 녹색당 20만736표, 새정치당 13만1997표 등의 순이었다.
또한 광역과 기초의원 비례대표에서도 새누리당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총 84명을 선출하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결과, 새누리당이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새정치연합은 40명이었다. 통합진보당은 3석에 그쳤다.
기초의원 비례대표(총 379명)는 새누리당 207명, 새정치민주연합 168명, 통합진보당 3명, 정의당 1명 등의 순이었다.
비례대표는 인물 투표보다는 정당 투표적 성격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새누리당을 더 많이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직후 우원식 최고위원과 정청래 의원 등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이기지 못한 선거”라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판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광주의 전략 공천으로 당력을 광주로 집중하는 바람에 경기·인천 등지를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다시는) 이런 공천은 안 해야 한다. 7·30 재·보궐 선거 때는 파벌 지분 공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크게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이기지 못했다. 경기와 인천의 패배는 충청의 승리로 위안 삼을 수 없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김기식 의원도 “이(세월호 참사) 상황에서 심판하지 못한 것은 정말 뼈아픈 일이다. 새정치연합은 근본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각각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선거 직후 이춘석 전북 도당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야권의 텃밭인 전북 14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7곳에서 무소속이 당선되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것이다.
일각에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오는 7월 재·보선에서 혁신 공천 등을 주도하지 못할 경우 당내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두 공동대표는 리더십 강화를 위한 혁신안과 함께 당직 개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