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가 지금껏 인맥을 활용한 특채에 치중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잇단 공채는 더 이례적이다. 증권사가 주식시장 거래 감소로 실적이 크게 나빠진 반면 운용사는 양호한 실적을 유지해 왔다.
7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은 17일까지 주식운용본부 주식운용팀에서 일할 차장 및 과장급 인력을 채용한다.
한화자산운용도 6일까지 부동산운용 및 주식리서치팀에서 일할 경력직원을 뽑았다. IBK자산운용은 5월 주식 및 채권 트레이더를, 유리자산운용도 같은 달 채권운용본부 직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운용사 직군 가운데 운용인력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수가 필요한 마케팅인력 채용도 활발하다.
HDC자산운용은 5월 마케팅을 담당할 차장 및 부장급 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흥국자산운용 및 메리츠자산운용, 에프지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이는 운용사 실적이 증권사보다 양호할 뿐 아니라 기존에도 유휴인력이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전체 증권사 직원 수는 2012년 말 4만2802명에서 이듬해 말 4만241명으로 약 6%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운용사 직원 수는 4625명에서 4682명으로 약 1% 늘었다. 국내 84개 운용사는 2013회계연도 분기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 채용계획에서도 증권사와 운용사 간 뚜렷한 차이를 빚었다.
운용ㆍ신탁사는 올해 채용인원 가운데 약 87%를 경력직으로 뽑을 계획이다. 반면 증권ㆍ선물사에서는 경력직 채용 예정 비중이 70%를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라며 "반면 애초부터 슬림화된 구조로 운영해 온 운용사는 사업영역이 증가하면서 구인난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