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3세경영에 '한국=저배당' 등식 깨질까

2014-06-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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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삼성그룹이 배당을 늘려 3세 경영승계에 쓸 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저배당 국가'라는 등식이 깨질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는 2013년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나눈 배당성향이 12% 남짓에 머물렀으며, 50% 안팎에 이르는 선진국을 크게 밑돌았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마저 평균에도 못 미치는 7%대 배당성향을 보였다.
반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2015년이면 삼성전자 배당성향이 4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이익 40%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배당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 및 부동산, 기타자산 가치는 4월 말 기준 약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3세 경영인인 이재용 부회장ㆍ이부진 사장ㆍ이서현 사장 3남매가 이를 물려받을 경우 수증액 절반에 해당하는 약 6조5000억원을 증여세로 내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이 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나 삼성SDS가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이를 통해 증여세를 마련하기는 어렵다. 삼성에버랜드는 지주 노릇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뛰더라도 주식을 팔아 경영권을 약화시킬 이유가 없다.

결국 이 부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지분을 물려받은 다음 이런 업체가 배당을 늘리도록 할 공산이 크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증여세를 한꺼번에 내기보다는 5년에 걸쳐 분납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가 이 기간 배당성향을 40% 이상으로 높이면서 재원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그룹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SK그룹, 한화그룹을 비롯한 다른 재벌도 비슷한 지배구조 이슈를 가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 전반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 및 외국인도 배당을 늘리는 상장사를 매집하는 대신 다른 종목에 대해서는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배당실적이 전혀 없는 기업조차 배당정책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당장은 해마다 배당을 꾸준히 실시해 온 상장사부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국내 상장사 34곳이 2013년 중간 배당을 통해 연간 2차례 이상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3년 연속 중간배당금을 준 회사는 총 24곳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해마다 중간배당을 하고 있다. 포스코와 S-Oil도 마찬가지로 10년 넘게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두산이나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는 중간배당을 해 온 햇수가 약 5년이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이 2015년 말로 사라진다"며 "삼성그룹은 내년 상반기 지주 전환을 통해 경영승계를 사실상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꾸준히 고배당을 실시할 경우 떨어지고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ROE 문제 역시 친주주정책에 당위성을 주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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