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공정거래법상 10대 그룹 대표회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2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총수 일가가 20% 이상 출자한 비상장사 수는 총 44개이며, 이런 업체 가운데 38곳이 2013년 계열사로부터 총 5조1198억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이런 내부거래는 전년 5조2370억원 대비 1000억원 남짓 줄었다. 정부가 총수 측에서 20% 이상 출자한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요지부동인 셈이다.
38개 비상장사가 국내에서 올린 전체 매출(10조7559억원)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약 48%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수익을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로 벌고 있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이런 비중을 2012년 약 49%에서 이듬해 52% 이상으로 늘렸다.
총수 2세가 100% 출자한 한화S&C는 2013년 계열사로부터 2518억9600만원어치 매출을 올렸다. 내부거래 비율은 54.73%로 전년 46.33%보다 약 8%포인트 높아졌다. 역시 총수 측이 소유한 경비업체 에스엔에스에이스와 광고회사 한컴도 각각 전체 매출에서 60% 이상을 계열사를 통해 채웠다.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GS그룹으로 15개에 달했다.
허창수 회장 사촌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이 35% 출자한 코스모앤컴퍼니는 2013년 내부거래 비중이 98%를 넘겼다. 보헌개발도 약 99% 매출을 계열사에서 올리고 있다. GS아이티엠이나 GS네오텍도 매출 절반 이상을 계열사에 의존했다. 이에 비해 GS그룹 총수 일가가 20% 이상 출자한 15개 비상장사 평균을 보면 내부거래 비중이 약 38%에서 33%로 줄었다.
SK그룹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약 42%에서 35%로 감소했다. 최신원 SKC 회장이 100% 출자한 에이앤티에스가 이 비율을 약 80%에서 90%로 높인 반면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대주주인 SK디앤디는 24%에서 6%로 줄였다.
삼성그룹은 약 32%에서 31%로 감소했다. 삼성석유화학이 11.96%에서 15.3%로 늘린 반면 삼성에버랜드는 38%에서 43%로 줄였다.
현대차그룹도 약 65%에서 64%로 줄였지만,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 자체가 가장 높았다. 삼우(87.38%)와 현대오토에버(81.65%), 현대위스코(66.02%)가 매출 60% 이상을 계열사에서 올리고 있다.
롯데그룹 및 LG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은 총수 일가에서 20% 이상 출자한 계열사가 없거나 있더라도 눈에 띄는 내부거래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