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 애플과 삼성전자가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모바일 및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양사는 모바일과 데스크톱,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 등을 아우르는 OS를 내세워 각자의 진영을 구축해 영향력을 넓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애플, 모바일-데스크톱-클라우드 연동
애플은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4에서 모바일 OS iOS8과 데스크톱용 OS ‘요세미티’,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공개했다. 이는 모바일과 데스크톱,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해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근처에 기기를 가져다 두면 간단한 조작을 통해 아이폰·아이패드·맥끼리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어떤 형태의 파일이라도 저장하고 맥·아이폰·아이패드를 비롯해 윈도우 PC에서도 아이클라우드 내의 모든 파일에 접근이 가능하다.
애플은 4000여 개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하며 헬스 키트와 홈 키트도 선보여 개발 중인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 ‘아이워치’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헬스 키트는 사용자의 허가 여부에 따라 각각의 앱이 다른 앱에서 건강 관련 정보를 가져와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이와 같은 기능은 기존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선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 키트는 가정의 주요 기기를 연결해 줌으로써 주거 관리에 도움을 준다. 홈 키트는 공용 프로토콜을 제공하며 음성 인식 기능 ‘시리’와 연동돼 편리하게 기기를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나 잘거야”고 말하면 불빛이 어두워지고 문이 잠기며 차고의 문이 닫히고 온도계의 온도가 설정되는 방식이다.
iOS 8는 오는 가을 경 아이폰 4s·5s,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시리즈 등에서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 자체 OS ‘타이젠’으로 반격
삼성전자는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OS ‘타이젠’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타이젠 개발자 행사’ 에서 타이젠 탑재 스마트폰 ‘삼성 Z’를 공개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HTML5 기반의 개방형 OS로 웨어러블 기기 삼성 기어2 등에 탑재됐다.
삼성Z는 4.8인치 HD 슈퍼아몰레드 화면과 2.3㎓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제품을 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었고 매끄러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갤럭시S5와 같은 지문인식 센서와 심박센서도 장착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타이젠의 SDK를 개발자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타이젠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 기어2에 이어 타이젠폰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를 아우르는 OS를 보유하게 됐다.
애플보다 손목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를 먼저 선보인 삼성전자가 자체 OS까지 갖추며 애플의 iOS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주요 전자 기기 업체들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듯 결국 OS를 잡는 쪽이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