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임병용(53·사진) GS건설 사장은 지난 4월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카리모프 대통령이 GS건설이 참여하는 수르길 가스 화학단지 건설공사 현장을 방문,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연회를 베푼 것에 대한 감사의 편지였다.
임 사장이 쓴 편지에 감동을 받은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고, 지난달 15일 우즈베키스탄 현지TV, 라디오 뉴스 등에도 미담으로 소개됐다.
임 사장의 편지는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했다.
임 사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인사라고 생각해 편지를 쓴건데 현지 매체까지 소개돼 놀랐다”며 “통관 등 공사에 필요한 물류가 통과하는 것이 늦어지면 공기까지 늦어져 어려움이 많은데, 편지 이후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어려움을 해결해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들어 5조3200억원의 해외수주고를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건설사중 1위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GS건설의 실적보다 5배 정도 늘어난 액수다. 임 사장이 지난 해 6월 취임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에 임 사장의 역할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임 사장은 이에 대해 "미뤄졌던 계약이 성사되며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것"이라며 "최종 실적은 연말에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GS건설 안팎에선 최근 해외수주 실적 개선의 1등 공신으로 주저없이 임 사장을 꼽는다.
GS건설의 한 관계자는 "임 사장의 출장 일수를 합치면 올들어 인도네시아·인도·쿠웨이트·UAE·터키·이라크·중국·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만 한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종로 그랑서울 GS건설 사옥에 가면 해외 발주처 관계자들과 임 사장이 원탁 회의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임 사장의 영어 실력은 원어민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통역 없이 직접 협상을 한다.
GS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부사장 시절 점심 시간에 영어학원을 다니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다"고 전했다.
해외 출장시에도 임 사장의 스타일이 나온다. 대부분 밤비행기를 이용해 현지 체류 시간을 줄이고, 의전을 위한 불필요한 인력 동원을 싫어한다고 한다. 대부분 출장·협상 자료는 직접 챙긴다.
임 사장은 해외 건설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원가 인상 리스크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임 사장은 “수주단계에서부터 수익성이 담보된 우량의 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에 임하고 설계, 수행, 공사 등 전 분야에 걸쳐 프로젝트 원가율을 지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1962년생 △ 서울대 법학 학사 △ 서울대 조세법 석사 △ 1991년 LG구조조정본부 입사 △ 1997년 LG텔레콤 마케팅실장 상무 △ 2004년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 부사장 △ 2009년 GS 경영지원팀장 부사장 △ 2012년 경영지원팀장 겸 GS 스포츠 대표이사 사장 △ 2013년 6월 GS건설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