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4년 하반기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4%는 작년 10월에 내놓은 전망치 3.6%에 비해 0.2% 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이다.
연구원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까닭은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의 부진이 지속되는 데 있다.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가 당국의 성장률 목표치인 7.5%에 못 미치는 7.4%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수출, 투자 소비 등 모든 지표에 걸쳐 성장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또 중국이 서비스업 성장에 따라 안정적인 고용창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어떻게든 7.2% 이상의 성장을 이뤄낸다는 게 연구원의 전망이다.
최근 정정이 불안한 러시아에 대한 연구원의 전망은 특히 어두웠다. 연구원은 러시아가 주변지역의 정치 불안정성에 따른 투자 및 소비부진으로 올해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구원이 작년 10월에 내놓은 전망치(3.0%) 보다 무려 2.8%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정성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러시아의 경우 정정불안과 실직소득 감소로 소비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선 마이너스 성장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4개국 경제성장 전망치 역시 작년 성장률(5.1%)보다 낮은 4.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정정이 불안한 태국은 올해 0.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연구원은 진단했다.
다만, 신흥국 가운데 인도는 다르게 평가했다. 연구원이 예상하는 올해 인도의 성장률은 5.0%로, 작년 성장률(4.6%)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 실장은 “인도의 경우 신정부 수립과 더불어 하반기부터 투자와 소비, 수출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흥국과는 다르게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올해 미국경제가 내수중심의 성장을 바탕으로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성장률(1.9%) 보다 0.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1분기 계절적인 요인으로 성장이 둔화됐지만 2분기 이후 민간소비 및 투자 등을 중심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작년에 -0.4% 성장을 기록했던 유로존 역시 민간소비 회복으로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내수부문 활성화가 1.1% 성장률 달성에 필수적”이라며 “2013년 2분기부터의 플러스 경제성장 속 민간소비 회복 및 기업의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국 가운데 일본 경제는 소비세 인상, 아베노믹스 정책 효과 약화로 성장세가 둔화해 올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이 작년 기록한 성장률(1.6%) 보다 0.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