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란의 초저온 동결보존과정 모식도]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냉동인간처럼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동결 후 살려내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초저온 동결보존기법(작은방울-유리화법)을 이용해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인 자생식물 한란을 냉동 후 재생시켰다고 28일 밝혔다.
한란의 경우는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 극소수 개체만 자연 분포하고 있는 난초과 여러해살이풀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보호 종이다.
이번 실험은 한란의 뿌리줄기 조각이나 작은 눈을 적출해 식물체내의 수분을 제거하고, 적합한 동결보존액을 주입, 수일간의 동결(-196℃) 과정을 거쳤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를 급속히 해동시킨 한란의 조직을 배지에 재생해 증식하면서 국내 최초 동결보존기술을 성공시켰다.
특히 초저온 동결보존기술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적용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노랑붓꽃과 날개하늘나리 등도 성공을 거둬 실용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멸종위기종 식물은 서식지외 보전기관·대학 실험실 등의 증식 보존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병해충 발생 등에 따른 생물자원의 소실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경희 국립생물자원관 야생생물유전자원센터장은 “멸종위기종 및 고유종 식물을 대상으로 매년 5종을 선정해 맞춤형 초저온 동결보존기법을 적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귀중한 유전자원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