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유동성도 풍부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은행들이 지속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3.4%의 금리를 적용하던 11~12개월 만기 KB국민업(UP)정기예금의 금리는 2.8%로 0.6%포인트 낮아졌다. KB펀드와만나는예금의 금리도 0.05~0.1%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2월에도 'KB퇴직연금정기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일부터 일부 예금 및 적금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인하 적용 상품은 △키위정기예금 △우리유후 정기예금 △두루두루정기예금 △우리유후적금 △우리꿈적금 △우리자유적금 등 14개 예·적금이다.
이로써 우리은행 대표상품인 '우리유후 정기예금(옛 토마스 정기예금)'의 약정금리가 연 2.6%에서 2.5%로 떨어졌다. 적금상품인 1년제 '우리꿈적금'의 경우 2.25%에서 2.15%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초 스마트폰 전용상품 '신한 북21 지식적금' 금리를 연 2.9%에서 2.7%로 낮춘데 이어 1년제 예금 상품 금리를 2.5%에서 2.4%로 내렸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2월 대표상품인 '바보의 나눔적금' 1~2년제 금리를 모두 0.1%포인트 내린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함께하는 사랑적금' 1~2년제 상품과 '렛츠고(Let's Go) 브라질 오! 필승 코리아 적금 2014'의 2~3년제 상품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인하했다. 하나은행의 3개월~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0.1%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상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대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예금 규모가 증가해 자금운용이 어려워지자 금리를 낮춰 수신 증가 요인을 줄이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예금은행의 총수신 잔액(말잔)은 1026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조1000억원 증가했다. 2012년 3월(963조1000억원)보다는 63조7500억원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 부동산 등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3~6개월 만기 초단기 예금상품 가입률이 늘고 있다"며 "예·적금상품 금리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일단 초단기 수신상품에 가입한 뒤 만기 후에 다른 투자처를 살펴보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