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결정이 중국의 텅쉰(騰訊·텐센트)이 아시아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데 기촉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카카오 지분 13%를 보유한 텅쉰이 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데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텅쉰은 아시아 최대 인터넷기업으로 지난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우선주 360만주, 카카오 지분의 13.0%를 취득했다.
텅쉰은 올해 3월에는 국내 게임업체 CJ게임즈에도 5억 달러를 투자했다.
홍콩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애널리스트는 "텅쉰은 카카오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과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과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의 토머스 허슨 부대표는 "이번 합병은 모바일 메신저가 게임과 상업, 결제, 지역기반 서비스 등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어떻게 탈바꿈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은 지난해 게임 사업을 주축으로 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며 "이제는 상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기능까지 추가하기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합병으로 다음은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경쟁력을 끌어와 큰 수혜를 얻게되는 반면, 카카오 입장에선 별로 취할 이득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 UBS은행은 보고서를 인용해 "카카오는 그간 한국의 모바일게임 산업 성장세가 둔화되자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이번 합병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