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이 지배구조 못지않게 연구개발(R&D)의 재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년간 5개의 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흩어져 있던 R&D 역량을 끌어 모아 창의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7월말부터 연면적 10만평 건물 6개동에 상주 연구인력 1만명을 수용하는 우면R&D센터를 짓고 있다. 완공 목표는 내년 5월이다. 이 센터는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핵심 거점으로 조성되며 투자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딱딱한 연구소가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에 친환경 콘셉트를 적용한 첨단 연구소로 만들 계획”이라며 “자연 친화적인 명품산책길과 조각공원 등을 조성해 주변의 우면산과 기존마을 등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연구소로 만들고, 연구원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내년 12월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는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신수종 사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전자부품, 의료기기 등의 생산시설이 들어서 장기적으로 10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에도 모바일연구소(R5)를 새로 오픈했다. 수원 디지털시티 안에 다섯 번째로 들어선 R5에는 그동안 사업장 안에 흩어져 있던 1만명의 휴대폰 연구개발 인력 등이 입주해 차세대 모바일기기 개발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그룹이 전자소재연구단지를 수원에 개설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4개 삼성 계열사가 입주하는 이 단지는 3000여명을 수용해 첨단소재 분야를 집중 연구한다.
올해 3월에도 삼성전자는 화성 부품연구동을 출범시켰다. 여기엔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반도체장비 등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8000여명이 집결해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R&D 부문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의 인력과 투자를 확충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또한 “신성장 사업인 의료기기 사업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기술들을 의료기기에 융복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R&D 구조재편과 더불어 관련 투자와 인력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가 2010년 9조3800억원에서 2011년 10조2900억원, 2012년 11조8900억원, 2013년 14조78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개발 인력도 2009년 4만4000명에서 2010년 5만명, 2011년 5만5300명, 2012년 6만500명, 2013년 6만9300명으로 증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