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의료진 제왕절개 늦어 태아 뇌손상, 배상할 것"

2014-05-26 09:45
  • 글자크기 설정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양사연 부장판사)는 A(4)군과 A군의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 운영자와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3억2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법원은 의료진이 산모에 대한 제왕절개 수술을 늦게 시행, 태아가 니손상을 입었다면 3억여원을 배상해야한다고 판결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양사연 부장판사)는 A(4)군과 A군의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 운영자와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3억2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엄마 B씨는 2010년 6월 24일 오후 4시 28분께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도분만을 하려다 태아의 심박수가 떨어져 제왕절개술로 A군을 낳았다.

A군은 출생 직전인 오후 4시 10분께 심박동수가 분당 60∼70회로 약 8시간 전인 오전 8시 5분께(100∼105회)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A군은 출생 직후에도 울음이 약했고 청색증을 보였다. 자궁 내에서 본 변이 피부와 탯줄에 녹색으로 착색되는 심한 태변 착색도 나타났다.

현재 A군은 저산소성 뇌손상과 경련 및 뇌수두증 등으로 거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 상태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분만 당시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하지 못해 태아곤란증이 의심된 A군에 대해 제왕절개술을 조속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태아곤란증은 태아가 자궁 내에서 저산소 등으로 인해 심장 박동의 이상이 생기는 증세를 말한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태아 심박동수가 이상을 보인 오전 8시 4분께부터 8시간이 흐른 오후 4시 10분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태아곤란증을 고려한 제왕절개술을 결정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악화시켰다"고 판시했다.

이어 "의료진이 오전 8시 4분께 측정한 태아심박동수 결과를 주목하고 주의 깊게 관찰했다면 제왕절개술 결정을 더 서둘렀을 것"이라며 "수술 지연이 A군의 현재와 같은 장애를 발생하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일반적으로 태아심박동 자료만으로는 태아곤란증을 진단하기 어렵고 자궁 내에서 태아가 비정상이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 비율을 40%만 인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