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모바일의 두뇌 싸움이 뜨겁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두뇌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얘기다.
지난해 점유율 후퇴로 절치부심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회심의 반격에 나섰다. 여기에 인텔, LG, SK 등 이 시장 변방세력도 퀄컴의 독주를 견제하고 나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엑시노스 5430은 클록속도(동작속도) 2.1GHz 코어텍스 A15 4개와 1.5GHz 코어텍스 A7 4개의 CPU(중앙처리장치), ARM 말리 T6XX 600MHz GPU(그리팩처리장치)가 내장됐으며, 삼성의 오디오인코딩, 디코딩, 이퀄라이징 등 부가 기능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다양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고급형 외에 보급형 AP도 출시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 수정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내내 부진했던 국내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올 1월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매달 개선돼 지난 4월 마침내 플러스 성장률(4.5%)을 기록했다.
삼성 외에 다른 신흥 세력들도 부상 중이다.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디어텍과 스프레드트럼 등도 중국과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AP 위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또한 중국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모바일 AP를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고, 인텔도 그동안 취약했던 모바일 저전력 기술을 보완하며 추격 중이다.
국내에서는 또 SK하이닉스가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를 영입하며 자체 개발에 나설지를 계속 타진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이미 ‘오딘’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 AP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많은 IT 기업들이 독자적 AP 출시 움직임을 보인다”며 또한 “현재 모바일 AP 개발의 핵심은 통신칩을 내장한 고성능 64비트 AP로, 이를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늘어갈수록 모바일 AP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11억9250만개로 전년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호황의 수혜는 대부분 퀄컴이 누렸다. 지난해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이 10.7% 포인트 오른 53.6%에 달한 것이다.
퀄컴은 독보적으로 생산한 통신용 모뎀 결합 통합칩으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통합칩은 원가를 낮추고 스마트폰 두께를 얇게 할 수 있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호한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해 통합칩을 출시했으며, 내년에 그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