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정부조직개편의 현 주소다. 5년마다 정권이 바뀌면서 되풀이되는 우리나라의 정부조직개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관성없는 조직개편에 해당 관료들의 업무 연속성이 깨지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 출범때마다 조직개편의 중심에 섰던 산업통상자원부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과거 정권이 바뀔때마다‘상공부→상공자원부→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ㅡ>지식경제부’ 등으로 명칭이 변경돼 왔다. 5년 주기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붙였다 떼는 등 가장 많은 부침을 겪으며 지금의 산업부로 이어진 셈이다.
이명박 정부에 와서는 산업자원부가 지식경제부라는 생소한 이름의 부처로 탈바꿈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통상기능이 다시 이관 돼 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로 재편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잦은 조직개편에 관료들의 전문성이 급격히 떨어짐은 물론, 정책의 일관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례로 산업부의 에너지정책 가운데 해외자원개발은 전 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다. 당시 에너지공기업 등은 경쟁적으로 해외자원개발에 앞장섰으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앞다퉈 뛰어들엇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방만경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해당 공기업들은 당시 확보한 해외광구를 경쟁적으로 팔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특허분쟁 대응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4년부터 과거 산자부 시절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은 정부조직개편으로 정진기금 관할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변경되면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관련 사업 예산이 사라지면서 산업진행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여기에 미래부가 최근 유사 사업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사업 연속성 문제는 물론 부처 간 업무 중복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새 대통령의 입맛에 따라 부처가 신설되거나 폐지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정책의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단순히 구조적·제도적 측면의 조직개편 접근에서 벗어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