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국민담화] 박근혜 대통령, 34일째서야 눈물의 첫 대국민 '직접사과'

2014-05-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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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4일째인 19일 '직접적인 사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TV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안산 단원고의 고 정차웅 군 등 의로운 희생자들을 거명하면서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박 대통령은 “어린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 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 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 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김기웅·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 대통령은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앞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비를 건립하고,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은 하지 않고 24분에 걸쳐 담화만 발표했다.

30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대형참사로 기록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 초기 정부의 부실하고 무능한 대응으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국민적 분노가 커졌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사고 발생 닷새가 지나서야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 석상에서 정부 부실대응에 대한 사과가 아닌 질타로 일관하면서 진정성이 없는 '간접사과', '착석사과'라는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유족들마저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종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또 제대로 된 시스템도 만들고, 대안을 갖고 앞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직접 소통 방식의 대국민 사과를 예고했다.

이어 4일에는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자신의 '책임'을 처음 거론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세번째로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휴일이던 지난 11일에는 예정에 없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담화에 담길 각종 개혁방안을 조율했고,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재난안전대책이나 관료사회 개혁방안, 국정위기 타개 방안 등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담화를 준비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유가족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면담을 갖고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네 번째 사과를 했으며,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는 한편 공직자윤리법 및 부패방지법(일명 김영란법)도 언급하며 공직사회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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