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서 아파트 공사장 붕괴…수백명 사망 '고개 숙인 북한 간부'

2014-05-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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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의식한 듯

[사진=채널 A 캡쳐]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지난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살림집(주택) 건설장에서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 평양의 고층 아파트 공사장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발생해 수백명에 달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북한이 사건을 계기로 고위 간부가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 대형사고를 이례적으로 보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13일 평양시 평천구역의 건설장에서는 주민들이 쓰고 살게 될 살림집(주택) 시공을 되는 대로 하고 그에 대한 감독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일꾼들의 무책임한 처사로 엄중한 사고가 발생하여 인명피해가 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사고와 관련해 책임자들이 지난 17일 유가족과 평천구역 주민들을 만나 위로의 뜻을 표하고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고의 구체적인 발생 경위와 인명피해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 13일 오후 평양시 평천구역 안산1동의 23층 아파트가 붕괴됐다"며 "북한에서는 건물 완공 전에 입주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아파트에도 92가구가 살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 상당한 인원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에게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는 북한이 그동안 치부를 드러내는 사건·사고를 보도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구나 북한 당국의 주민에 대한 사과 수위도 매우 높다.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피해가족과 평양 시민들을 만나 "이 죄는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으며 용서받을 수 없다"며 반성했고, 사고 건물의 건설을 담당한 인민내무군 장성 선우형철은 "평양 시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한 간부가 잔뜩 모인 주민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사진이 실렸다.

이런 이례적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를 염두에 두고 북한 주민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사고를 신속히 보도한 데는 남측의 세월호 사건과 비교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무책임하다고 연일 선전하는 상황에서 정작 북한 내부의 대형참사를 가볍게 넘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김정은 체제가 '인민중시'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민심의 동요를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사고 기사를 "인민의 이익과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고 인민의 생명재산을 철저히 보호하는 것은 조선노동당과 국가의 시종일관한 정책"이라고 시작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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