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엔터생각] 연예인 결혼에 따라붙는 '속도위반'의 시선

2014-05-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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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5월만 되면 예식장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로 가득 찬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여배우들은 올 5월에도 줄줄이 결혼을 알렸다. 11일 박진희가 결혼식을 올렸고 오는 23일 진서연, 24일 조은지, 27일 엄지원이 '5월의 신부'가 된다.

대중이 연예인의 결혼 소식을 접할 때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사실이 맞나"라는 점이다. 그리고 곧바로 "혼전 임신 때문인가"라는 궁금증이 따라붙는다. 개인적 사정이나 작품 활동 등을 고려, 결혼 날짜에 임박해 발표하면 의심은 더욱 커진다. '2세는 혼수'라는 말을 자연스레 입 밖에 내는 시절이 된 이후에는 더더욱 '결혼 발표=혼전 임신'이라는 등식의 소구력이 커졌다.
요 몇 년 사이 결혼을 발표한 몇몇 연예인이 '속도위반'을 한 것이 사실이다. 결혼 당시 "절대 임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던 이들이 '때 이른' 출산 소식을 알리기도 하고, 최근에는 애초에 "임신을 했다"고 솔직하게 밝히는 연예인도 많다.

그렇다해도 연예인의 결혼 소식에 가장 궁금해 하는 지점이 '임신 여부'라는 것은 어딘가 씁쓸하다. 우리가 흔히 지인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그러한가. 보통 우리는 결혼 날짜와 신혼여행 장소, 예비신랑 혹은 신부의 성품 등을 묻는다. 충분히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조심스럽게 2세 계획과 함께 임신 여부를 확인하지 않던가.

하지만 연예인들의 결혼 기사가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면 수백,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데 거기에는 "축하한다"는 말 대신 "분명 임신했다"는 추측성 글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당사자들이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결혼을 대중은 갑작스럽게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익명의 힘을 빌려 매우 민감하고도 철저히 사생활에 관한 부분인 임신을 추측을 넘어 확신하는 것이다.

이 의심은 누구도 피하기 어렵다. 5년의 공개 연애 속에 사랑을 키운 배우 유지태·김효진 커플도 결혼을 발표하자 똑같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이들 부부는 결혼한 지 만 2년인 지난해 말에야 임신 소식을 전했다. 한동안 연예계를 시끄럽게 달군 서태지·이은성 부부도 지난해 8월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지난 3월 "임신 4개월"이라고 밝혔다.

아무리 소속사와 측근이 "혼전 임신이 아니다"라고 설명해도 일부 대중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보고 그걸 사실로 믿어 버린다. 추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아니었네" 하고 만다. 실제 혼전임신이면 "역시"라는 반응과 함께 '적중'했던 사례만 기억에 담고는 결혼을 발표하는 다음 연예인에게 그 화살을 돌린다.

결혼을 앞둔 부부의 임신은 분명 축복받을 일이다. 하지만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로 불리는 결혼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것이 임신이 전부는 아니다. 결혼 소식에 성급하게 따라붙는 '속도위반'의 시선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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