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강판 시장 ‘요동’, 포스코 현대차향 매출 비중 2.1% 급락

2014-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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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제철의 냉연사업 진출 이후 국내 자동차 강판 시장의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올 1분기 포스코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한 비중이 2.1%까지 급락했다. 이는 포스코가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을 발표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당진 일관제철소 완공,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인수 등 현대제철이 차 강판 대량생산에 돌입하면서 포스코가 독주하던 자동차 강판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1%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까지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포스코의 가장 큰 고객사중 하나였는데, 올 1분기에는 현대중공업(3.7%)은 물론, 포스코P&S(2.5%)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개별 기준 회사 매출액을 통해 금액을 단순 산출해보면 올 1분기 현대·기아차향 매출액은 약 152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약 2305억원과 비교해 무려 800억원이나 줄었다. 현대하이스코향 매출 감소분까지 더한다면 최소 1300억원 가량이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까지 분기 기준 2000억원대를 유지해오다가 이번 분기에 대 폭 하락했다.

현대제철은 매출 비중 5%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 명단에 ㈜삼우가 올랐다. 삼우는 지난해까지 현대하이스코의 스틸서비스센터(SSC) 중 하나로 현대하이스코로부터 냉연제품을 공급받아 이를 재가공해 현대차가 원하는 규격의 부품으로 만들어 납품해왔다.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이 현대제철로 이관되면서 삼우의 거래처가 현대제철로 바뀐 것인데, 이는 사실상 현대·기아차로의 매출액이라고 보면 된다. 1분기 삼우로의 매출 비중은 5.1%였다. 금액으로는 약 2007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제철이 직접 생산해 포스코 물량을 상당부분 대체한 물량과 함께 현대하이스코로부터 넘겨받은 냉연부문의 매출액을 합친 것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포스코를 누르고 현대·기아차의 최대 차 강판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현대제철의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이 50% 이상인데, 이 가운데 상당량은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가 개발해 포스코 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현대제철 강판 적용 비중은 더욱 증가해 포스코는 매출 비중 2%선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포스코가 차 강판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포스코로서는 차 강판 사업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19일 ‘혁신포스코1.0’ 전략을 제시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권 회장은 핵심 매출 확대 분야로 자동차를 지목했는데, 현대·기아차와의 관계가 희석됐다는 것은 그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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