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매년 중국 부유층의 해외 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투자이민비자 취득을 통해 미국으로 이주한 외국인의 80%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미국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더 많은 중국 부유층이 미국에서의 생활을 선택하고 있다"며 중국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미국 투자이민 열풍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투자이민 'EB-5' 비자를 발급받은 중국인은 6895명으로 전체 외국인 취득자의 80%를 차지했다. 미국 투자이민 신청자 10명중 8명은 중국인인 셈이다. 이는 2011년 2500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10여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 투자이민 전체 신청자의 90%도 중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1년 11월 호주정부가 거액 투자이민제도인 '중요투자비자(SIV)'를 새롭게 도입한 이후 중국인으로부터 약 3억 달러의 자금을 거둬들였다. SIV는 500만달러 이상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할 경우 4년간 호주 거주비자를 부여하는 제도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도입됐다.
캐나다는 한 때 중국인 이민붐이 불면서 지난해 약 4만5000명의 중국인들이 투자이민을 신청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인 이민 신청자를 통해 많은 국가적 경제효과를 창출해 왔으나 과도한 중국인 유입이 논란이 되면서 투자이민제도를 일시 중단하키로 했다.
중국인 특히, 부유층의 이민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중국 부호 조사기관인 후룬(胡潤)연구소에 따르면 160만 달러(약 17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 부유층 가운데 64%가 이미 해외로 이주했거나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국인 차이나 엑소더스 가속화 현상과 관련해 매년 과열되고 있는 자녀 교육 열풍과 환경오염, 식품안전과 낮은 의료수준 등 중국의 정치·사회적 문제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인 이민붐과 함께 미국 맨해튼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중국인은 세계 최대 '부동산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맨해튼 일대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중국 부호들이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러시아를 제치고 중국이 세계 최대 맨해튼 부동산 매입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자본의 해외부동산 투자액은 2012년 2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네 배나 증가했다. 특히 자녀 조기교육을 위해 해외 유명 대학가 근처에 주택을 구매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