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silience ⅰ_110x30x117cm_urethane painted on bronze_2014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궁극적으로 인간에게는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지만 근원적인 부분을 되돌아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조각가 권치규가 '회복 탄력성'을 타이틀로 원서동 아트스페이스 에이치(H)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계획한 건 아니지만 전시는 '세월호 참사'와 궤를 같이한다.
작가는 "이번 참사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이 제대로 깔리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너무 치우쳐서 생긴 일"이라며 "사회적 현상도 치유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중반부터 인간의 욕망을 작품의 화두로 삼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 '보이지 않는 힘'에 주목해 찰나의 순간에 공존하는 힘을 극대화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resilience ⅲ_204x40x140cm_resin,stainless steel_2014
그는 인간의 욕망을 회복하려는 '긍정의 힘'으로 본다. "밑바닥에 떨어져도 우리는 다시 재기의 희망을 보는 것처럼 우리의 욕망은 위기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죠."
한때 그는 좌절감에 휩싸여 고통받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좌절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에 대한 반동적 힘이 존재의 깊은 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때 느낀 어떤 '힘'(욕망)을 조각으로 실재화했다. 팽창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주름진 리듬감을 통해 보여준다.
그동안 'Life-욕망'을 주제로 인간의 본성에 자연과 문명을 탐구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관객을 사유와 명상, 치유의 몰입 공간으로 이끈다.
반가사유상의 이미지 일부를 차용한 작품의 단면에는 파란 물이 흐르도록 설치해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든 뒤 내부에 색을 넣기도 했다. 작가는 "나무가 타면서 "어둡고 소멸된 것 같지만 (숯에는) 보이지 않는 자연이 가진 회복성이 내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02)766-5000.

resilience ⅵ ⅶ_105x38cm_urethane painted on resin,steel_2014